
우연히 찾아온 기회, 금오산으로 향하다
구미 출장 일정이 예상보다 일찍 마무리되었습니다. 시계를 보니 오전 10시쯤.
산을 오르기에는 조금 애매한 시간이었습니다. 평소 걸음이 느린 저에게는 더욱 고민이 되는 시간이었지요.
하지만 "지금 아니면 또 언제 오겠어?"라는 생각이 들자 몸이 먼저 움직였습니다. 남편과 함께 천천히라도 올라가 보자는 마음으로 구미의 명산 금오산으로 향했습니다.
● 금오산 등산 핵심 정보
▪︎산명: 경상북도 구미시 금오산
▪︎높이: 977m (현월봉)
▪︎특징: 기암절벽, 바위 능선, 약사암, 오형돌탑
▪︎산행코스:금오산 주차장 → 오형돌탑 →약사암 → 현월봉 → 원점회귀
▪︎소요시간:약 7시간(휴식·식사·사진 촬영 포함)
▪︎난이도: ★★★☆☆
• 초반은 비교적 완만
• 중후반부터 바위 구간 증가
• 일부 구간은 손을 사용해 올라야 함
• 천천히 오른다면 등린이도 충분히 가능
절벽 위 신비로운 풍경, 오형돌탑
정상 부근 절벽 구간에 다다랐을 때였습니다.
멀리서부터 시선을 사로잡는 돌탑들이 보였습니다. 바로 금오산의 명물인 오형돌탑입니다.
마치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존재했던 것처럼 자연과 완벽하게 어우러져 있었습니다.
거센 바람이 부는 절벽 위에서도 흔들림 없이 서 있는 모습을 바라보니 괜히 숨소리조차 조심스러워졌습니다.
'신비롭다.'
그 한마디가 가장 잘 어울리는 장소였습니다.


자연 속에 스며든 암자, 약사암
금오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소 중 하나는 약사암이었습니다.
보통 산속 암자는 평지에 자리 잡은 경우가 많은데, 약사암은 거대한 바위 절벽 사이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었습니다.
이 험한 절벽에 암자를 세웠다는 사실만으로도 선조들의 정성과 신심이 느껴졌습니다.
잠시 쉬어가며 풍경을 바라보니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함께 살아가려 했던 지혜가 전해지는 듯했습니다.
복잡했던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거친 바위 구간을 지나 현월봉 정상에 서다
약사암을 지나면서 본격적인 바위 구간이 시작되었습니다.
좁은 틈을 지나고, 손으로 바위를 짚으며 조심스럽게 한 걸음씩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해발 977m 현월봉.
정상에 서서 바라본 풍경은 그동안의 수고를 모두 보상해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가쁜 숨을 고르며 주변을 둘러보다가 자연스럽게 한마디가 나왔습니다.
"아, 오길 정말 잘했다."
짧은 말이었지만 그 안에는 오늘 산행의 기쁨과 보람이 모두 담겨 있었습니다.
남편의 재촉과 함께 시작된 하산
정상의 여운을 즐기고 있는데 남편이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남편이 "늦게 올라왔잖아. 랜턴도 없는데 얼른 내려가자."
산을 오래 다닌 남편의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였습니다.
저를 걱정하는 마음이 느껴져 곧바로 하산을 시작했습니다.
내려오는 길에도 발목 조심, 돌 조심.
천천히 그러나 서둘러 걸은 끝에 오후 5시 무렵 무사히 주차장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걷는 과정 자체가 선물이었던 금오산
이번 금오산 산행은 단순히 정상 인증을 위한 산행이 아니었습니다.
신비로운 오형돌탑은 눈을 즐겁게 해주었고,
약사암은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 주었으며,
현월봉 정상은 큰 성취감을 안겨주었습니다.
아쉽게도 유명한 구굴(도선굴)은 시간 관계상 들르지 못했습니다.
언젠가 다시 찾게 된다면 그때는 조금 더 여유롭게 둘러보고 싶습니다.
오늘도 남편의 든든한 가이드 덕분에 큰 부상 없이 안전하게 산행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느리지만 꾸준히.
"오늘도 무사히 산행을 마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88뚜벅이부부의 100대 명산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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